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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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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가 싫어요.
1
뉘앙스

1.나는 게이가 싫어요.
2.나는 키작은 남자가 싫어요.

도대체 뭐가 다른거지???

이오공감을 때때로 유심히 살피는 편이다.
2번의 경우는 거의 이견없이 공통의 목소리가 나왔다.
1번의 경우는 반반이다.

?

1번의 자유를 주장하는 분들께 묻고싶다.
그렇다면 2번을 말할 자유도 인정하십니까? 라고.
"게이가 싫다는 나의 기호를 말한 것뿐이야! 그게 죄야?" 라고 묻는다면
키 작은 남자가 싫다는 나의 기호를 말한 것뿐이다, 라고 말할수도 있는 것 아닌가?
"키작은 남자를 경멸하는 듯한 뉘앙스가 숨어있잖아!" 라고 말한다면
게이를 경멸하는 뉘앙스가 숨어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어떤 의도로 말해졌든 저 두 문장은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저 문장들은 칼이다.
칼은 던졌지만 맞추려고 하진 않았다고 말해봤자 누군가는 분명 찔려 있다.


혐오가 취향이라고?
혐오가 자유라고?


"어떤 부류를 싫다고 하는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진 않잖아!"


영향 끼친다.
심각하다 아니다는 피해자가 아니면 모를 일이다.
평생 존재의 부정과 차별을 겪은 사람에게는 특히, 백발백중 상처를 준다.
당신이 싫다고 말한 부류의 사람에게 '근데 상처 안받았지? 뭐 그런걸 가지고 그래, 취향이잖아. 존중해 줄거지?' 라며 말해보라.
당장 당신의 앞에서 당신이 가진 커다란 컴플렉스에 대해 말하며, 나는 그런 사람이 싫다며 큰소리로 떠드는 녀석을 존중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봐라. 


2
자유의 뜻

이 사회에서 인정되는 자유의 조건은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어떤 부류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게 자유라면. 그 혐오에 대해 상처받을 사람이 없어야 한다.
그게 자유다.

나는 자장면이 싫어요.
나는 고양이가 싫어요.

자장면이나 고양이는 인간의 언어에 상처 안받는다.
그래서 보다 안전하게 말할 수 있다. 대상이 반항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않다.
상처받고. 생각한다. 그래서 만들어지는 건 또 다른 대상에 대한 반감이다.
'어떤 부류가 정말 싫다'는 말을 하는 행위를 하며 자유를 가져다 대는 것은 
또다른 '싫음을 말할 권리'의 자유도 정당화시킨다.

나는 고졸이 싫어요.
나는 못생긴 사람이 싫어요.
나는 혼혈인이 싫어요.
나는 동양인이 싫어요.

이런 문장들을 말하는 것이 자유라고??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정말?

당신이 동양인이라면, 
백인들이 동양인이 싫다며 그것을 말할 권리를 주장하고 나설 때 상처를 받을 것이고,
어디엔가 풀 곳을 찾다가
동양인들보다 쪽수가 적고 그렇기에 혐오를 표현하는 것이 보다 안전할
혼혈인이 싫다며 떠들지도 모른다.

혐오를 감내하는 대상의 힘이 약하다면,
싫다는 말
그 대상을 향한 혐오의 표현을 보다 저항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것이 용인받는 이유는 그것이 옳기때문이 아니라 다분히 힘의 논리에서다.


못생긴 사람은 뚱뚱한 사람에게
뚱뚱한 사람은 키가 작은 사람한테
키 작은 사람은 못생긴 사람한테...
자기가 해당되지 않는 또 다른 약자 부류에 자신이 받은 증오를 해소한다...

언젠가도 댓글로 쓴 적이 있지만
누군가를 향한 돌팔매질을 정당화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다면
당신을 겨냥한 돌덩이가 없으리란 법 없다.
평생 강자라는 법은 없다. 내가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미래의 내 자식이 약자일 수도 있다.
왜 '돌팔매질의 자유'를 주장하는거지?
상처를 무수히 주고받는 좀 더 삭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좀 더 무섭고 긴장감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3
나의 경우

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나는 완벽하지도 않고 흠잡을 곳도 많아서
어떤 사람이 내가 심하게 컴플렉스이고, 아픈곳을 지적하며
"이러저러한 사람은 정말싫어! 그냥 내눈앞에서 안보였으면 좋겠어" 라고 한다면 분명 상처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무조건적인 혐오로 상처받았던 적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나를, 너를, 상처주는 권리 같은건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나와 너를 위해서.

혐오의 자유를 인정해 달라는 주장의 끝에 어떤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는지 나는 찾지 못하겠다.
이유가 있다면 말해달라.
by 나일 | 2010/01/08 05:36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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